똑똑한 경제학 교수도, 잘 나가는 경제부 기자들도, 회계사들도 마찬가지다. 경제 현상을 잘 분석한다고 그들이 과언 돈을 버는가? 그렇지 않다. 이론에 빠삭한 사람치고 재테크에 능한 사람들은 별로 없다. 이들은 명예를 먹고사는 사람들이다. 돈을 벌었다고 좋아하기보다는 '내가 이런 이론을 발표해서, 내가 이런 기사 썼더니 정부정책이 이렇게 바뀌었어."라고 말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는 얘기다. 당연히 이들이 생산해 내는 글이나 주장은 당신의 호주머니와는 큰 상관이 없다.
당신이 갖고 있는 많은 경제지식은 이들이 제공해 주고 있는 것들이다. 물론 이런 지식도 돈을 버는 데 중요하다. 당신의 지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차원에서만 말이다. 그러나 인프라가 직점 돈을 벌어 주는 것은 아니다. 인프라는 토대요, 바탕일 뿐이다. 하물며 이런 사람들도 이러할진대 당신은 오죽하겠는가?
여기서 내가 아는 한 사람의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 그 사람은 가정형편 때문에 일찍이 상고를 마치고 은행에 들어갔다. 그는 쟁쟁한 일류대학을 나온 후배들과 함께 일하면서 자신이 대학을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나름대로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 사람이 선택한 길은 돈과 공부였다. 야간에는 대학원을 등록해 부동산을 공부했고 주식도 열심히 공부했다. 소위 가방 끈이 짧은 만큼 현실의 경제를 치열하게 공부했다.
그의 공부기준은 간단하다. 돈이 되는 공부냐 아니냐 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나는 돈과 관련 없는 공부가 소용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공부에 대한 접근법을 얘기하는 것이다. 고상하게 표현하면 실용주의 노선을 선택할 것이냐 아니면 근본주의를 따질 것이냐, 하는 문제다. 또 다른 식으로 얘기하면 생생한 실물경제의 관점에 설 것인가 아니면 경제평론의 관점에 설 것인가의 문제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와 소위 가방끈 긴 사람들이 경제에 대해 논쟁을 하면 반드시 그 사람이 이긴다. 왜나? 그는 자신이 직접 투자하고 그 실패를 분석하고 또 모는 경제지를 구독하고 시장 트렌드를 파악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고도 항상 현재 진행형이다. 가방끈 긴 사람들은 현재형이 아니라 대부분 과거형 사고를 가지고 과거에 이러했느니 저러했느니 하는 식의 얘기만 늘어놓는다.
아는 경제학 교수 중 한 분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도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봤지. 경제학 교수들이 부자가 잘못되는 것에 대해서 말이야. 교수들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이 생겨야 그 때부터 분석을 하거든. 그런데 시장에서 투자를 통해 돈을 버는 사람들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 이전에 움직이는 사람들이야. 그러니 우리네 같은 먹물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뒷북을 칠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
재미있는 말이 아닐 수 없다. 한 번 당신의 모습을 생각해 보라. 당신이 대학을 졸업했다고 해서, 경영학을 전공했다고 해서 생생하게 돌아가는 돈의 세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하루빨리 당신이 돈에 대해 무식하다는 것을 인정하라. 그리고 무식하다고 생각한다면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라. 당신보다 돈을 잘 버는 사람에게 배움을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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