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부동산 가격이 예상보다 빨리 반등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금리동결 및 인하 예상, 공급 차질, 높은 월세전환율 등 그 이유도 매우 비슷하다.
영국건축협회에 따르면 영국의 주택가격은 7개월 연속 하락한 이후 올해 4월에 0.5% 상승했다고 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2.7% 낮은 수준이지만, 모기지 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주택시장이 '완만한 회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의 모기지 금리는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훨씬 낮아졌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핵심은 금리이다. 인플레이션이 올해 하반기에 급격히 떨어지면 주택수요자들의 매수심리는 더 긍정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추락하던 호주 집값도 두 달 연속 상승하고 있다. 바닥을 찍고 반등 전환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호주의 주요 부동산지표인 코어로직 전국주택가격지수가 4월에는 0.5% 상승했다. 시드니가 1.3%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시드니는 팬데믹 기간 동안 집값이 30%가량 폭등했다가 금리인상으로 가장 빠르게 하락했던 곳이기도 하다.
호주 또한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지난 3월부터 반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민자들이 증가하고 주택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임대료가 폭등한 원인도 큰것으로 추측된다. 호주 최대은행인 커먼웰스뱅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시드니와 멜버른 등 주요 도시들의 집값이 올해와 내년 각각 3%와 5%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주요도시의 집값도 8개월 만에 반등했다. 올해 2월 S&P코어로직 케이스-실러주택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2% 상승했다. 미국의 주요 도시들의 평균 집값을 측정하는 이 지수를 1년 전과 비교한 지표이다. 상승폭은 지난 2012년 7월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적었다. 따라서 이를 미국 부동산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신호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긴 하다.
세계 주택시장이 상반기에 반등을 시작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빠른 반등이다. 2022년 대부분의 선진국 연구기관이 올해 계속된 주택가격의 하락을 예측했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이다. 하락했던 원인도 유사했지만 상승의 이유도 비슷하다. 집값 하락의 주요 요인이었던 기준금리가 동결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융시장은 이러한 변화에 선행해서 시장금리를 떨어뜨리는 중이다.
공급부족의 문제도 있다. 영국의 경우 임대할 수 있는 주택의 수가 지난 18개월 동안 3분의 1로 줄었다. 반면 세입자는 증가해서 지난 3월에 5개월 최고치에 도달했다. 미국도 주택부족의 문제는 심각하다. 더 큰 문제는 저렴한 주택의 부족이다. 주택부족은 임대료 상승을 유발하게 된다. 맨해튼의 중간 임대료 가격은 20%나 올랐다. 영국의 평균 임대료 또한 현재 13분기 연속 상승 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최근 주택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실거래가격은 이미 반등했다. 3월과 4월에 거래된 주택들은 지난 1월과 2월에 비해 57.6%가 상승 거래 중이다. 세종이 77%로 가장 높으며 서울도 64%로 그 뒤를 이었다.
상승한 이유도 전세계에서 발생한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금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커지는 중이며 정부의 규제완화도 한몫했다. 아직은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주택공급부족 또한 만만치 않은 변수이다. 1분기 주거용 건축물의 인허가와 착공물량은 두 자릿수의 감소를 보였다. 전세에서 월세로 급격히 이전한 임대차시장은 월세가격의 상승을 유발했다. 전세보증금 미반환의 문제가 잦아들면 월세가격의 불안이 임대차시장의 주요 이슈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