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쇼크’를 보인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가 50% 가까이 폭락했다. 중소 지역은행을 중심으로 한 불안감을 당분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4월 25일 뉴욕 증시에 상장된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49.37% 급락한 8.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막판으로 갈수록 낙폭은 더 커지며 장중 7.92달러까지 떨어졌다. 역대 최저치다. 올해 들어서는 93% 이상 빠졌다.
퍼스트리퍼블릭 주가가 폭락한 것은 전날 실적 발표 때문이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올해 1분기 말 현재 총예금이 1044억74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말(1764억3700달러) 대비 40.79% 급감한 수치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실리콘밸리은행 사태 이후 유동성 위기설이 나돌았는데, 실제 월가 예상보다 돈이 훨씬 많이 빠져나간 셈이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이날 실적발표에서 자본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임원 보수를 대폭 삭감하고, 올해 2분기에 인력 약 20~25%를 감축하는 등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자본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옵션을 추구하고 있다"라고 했다. 다만 그 옵션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았다. 임원진은 질문을 받지 않고 15분 만에 발표를 마무리했다.
특히 은행권 불안은 단기가 아닌 중장기 이슈라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무엇보다 중소 지역은행이 신용 여건을 강화하고 대출을 확 줄이면서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힘을 받는 기류다. 이는 은행 연체 급증, 이익 추가 감소, 대출 추가 제한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권 불안 탓에 대형 은행으로 예금이 이동할 경우 자칫 중소 은행에서 추가 뱅크런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