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가 커지면서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소재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제 많은 이들이 이차전지의 4대 소재가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문제는 이 4대 소재를 구분 없이 외우고만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4대 소재가 똑같은 정도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되고, 그래서 "양극재 주식이 많이 올랐으니 팔고, 이젠 덜 오른 음극재나 전해액 또는 분리막 주식을 사라"는 식의 이야기가 떠돌아다니기도 한다. 명확하게 말하겠다. 이차전지 소재와 관련된 주식은 양극재 주식만 보시라.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전기차의 심장은 배터리, 배터리의 심장은 양극재다.
우리가 흔히 양극재라고 부르는 건 정확히 표현하면 '양극활물질 '이다. 오늘날 이차전지의 핵심인 리튬이온 배터리를 보면 양극활물질이 리툼이온을 가지고 있다가 배터리를 충전할 때 음극으로 리튬이온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즉,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에너지 저장의 수단이 바로 리튬이다. 이때 어떤 양극활물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리튬이온을 저장할 수 있는 양, 즉 에너지양과 전압이 정해진다. 좋은 양극활물질을 사용하면 적은 무게와 부피로도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게 된다. 앞에서 살펴본 전기차 성능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밀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바로 양극활물질이고, 그러다 보니 양극재가 바로 배터리 산업의 심장이 되는 것이다.
2. 양극재 기술의 진입장벽이 엄청나게 높다.
높은 진빙장벽으로 인해, 현재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양극재 업체가 향후 '기술의 초격차' 지위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차전지 산업이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많은 기업들이 관련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음극재, 전해액. 동박, 분리막 등의 분야에서 새롭게 진입하는 기업은 다수 존재하나, 양극재 사업에 신규로 뛰어드는 기업은 아주 드문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3. 양극재가 배터리 원가의 50% 정도를 차지한다.
양극재의 재료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같은 금속들인데. 이런 금속들의 시세 변동에 양극재 납품 가격이 그대로 연동되는 구조다. 그래서 이런 금속들의 가격이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면 그에 따라 양극재 업체들의 매출과 이익도 자연스레 따라 증가하게 된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것이 리튬이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리튬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배터리의 전통적 수요처인 휴대폰, 노트북 등 IT제품 쪽에서의 리튬 수요 또한 꾸준히 증가 중이다. 이러다 보니 리튬의 수요는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반면에 신규 리튬광산 개발은 극히 부진하다. 이에 따라 지난 2년간 리튬의 가격이 10배 이상 올랐고, 앞으로도 가격 급등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양극재 가격의 지속적 상승을 의미하고, 물량의 가파른 증가에다 가격의 상승세마저 가세하게 되면 양극재 업체들의 배출과 이익은 빠른 속도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4. K 양극재 4대 업체의 90%급 하이니켈은 독보적 경쟁력을 가진다.
전기차 배터리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양극재는 NCM(니켈, 코발트, 망간)이다. 이 양극재 구성 요소 중 값비싼 코발트의 비중을 줄여 만든 양극재를 '하이니켈 '이라고 한다. 90% 수준 하이니켈 양극재는 값도 싸고 품질도 뛰어나다. 당연히 배터리 회사들은 자신들의 배터리에 90% 수준의 하이니켈 양극재를 사용하고 싶어 한다. 문제는 90% 이상 수준의 하이니켈 양극재를 만들 수 있는 회사가 지금 세계적으로 딱 네 군데밖에 없다는 것이다. 에코프로비엠, LG화학,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칼의 4대 대한민국 양극재 회사가 바로 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