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지난 1분기 42만2875대의 차량을 배송했다고 한다. 1년 만에 36% 증가했다. 하지만 가격 인하 전인 작년 4분기 40만5278대에 비해선 아쉬운 수치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두고 “소비자들이 고금리 탓에 자동차 구입을 주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신차 부족’을 거론하고 있다. 테슬라의 주력 차량인 모델3가 출시 6년이 되면서 소비자들이 식상함을 느끼고 있다. 실제 테슬라 관련 온라인 댓글을 보면 “차량 디자인이 지겹다”는 반응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3월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기대했던 2만5000~3만달러(약 3280만~3940만원) 가격의 ‘반값 테슬라’가 공개되지 않은 것에도 실망을 드러냈다. 현재 월가의 테슬라 목표 주가는 평균 190달러 수준이다.
주가 반등의 조짐은 지난달부터이다. 지난 4월 말 150달러 인근에서 바닥을 다진 테슬라 주가는 서서히 회복 흐름을 보였다. 미국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두 차례 올린 것이 방아쇠가 된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머스크가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판매 대수의 성장을 강조했지만 이후 주가는 하락했다”면서 “가격 인상으로 전략을 수정하자 시장의 이익 전망치가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실적이 오는 2분기에 바닥을 치고 3분기엔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분기 실적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FSD(Full Self Driving) 관련 이연매출이 반영되는지 여부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이연매출은 고객에게 돈을 미리 받았으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회계처리를 미룬 수익을 말한다. 테슬라는 작년 4분기 FSD 이연매출을 처음으로 회계장부에 반영했지만, 지난 1분기엔 처리하지 않았다.
테슬라와 포드가 최근 발표한 ‘충전 네트워크 동맹’도 주목할 만하다. 주된 내용은 포드 전기차가 내년부터 미국과 캐나다 내 테슬라 급속충전기(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 내 테슬라 슈퍼차저는 1만7711개로 현지 급속충전기 시장의 60%에 달한다. 이 협약으로 테슬라는 충전 서비스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경쟁사인 GM, 폭스바겐, 현대차그룹 등은 전기차 판매와 충전 네트워크 확충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테슬라의 7번째 신모델인 사이버트럭의 출시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첫 공개된 사이버트럭의 사전 예약물량은 150만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텍사스 공장에서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테슬라의 향후 실적을 책임질 최대 기대주이다. 테슬라 관계자는 사이버트럭의 생산이 올여름에 시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모델3 개선 프로젝트인 ‘하이랜드’도 관심 사항이다. 테슬라 내부자에 따르면 모델3 개선 버전은 오는 3분기 생산되며 2017년 출시 이후 가장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차량 디자인이 날렵하게 바뀌고 자율주행 두뇌는 더 똑똑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델S와 모델X에 적용된 최신 플랫폼 ‘하드웨어4.0(HW 4.0)’이 적용될 예정이다. 차량 생산비용도 대폭 절감할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 일각에선 사이버트럭보다 대중 세단인 모델3 개선 버전의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테슬라 주가가 200달러를 넘어 300달러까지 회복할 수 있을지 여부이다. 전문가들은 연내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 300달러 회복은 테슬라 자율주행 프로그램인 ‘FSD 베타’의 공식 출시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고 테슬라가 신모델 출시만으로도 일정이 빡빡해 올해 안에는 어려워 보인다고 예상하고 있다.
오랜 테슬라 지지자이자 투자자인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ARK 인베스트먼트 CEO의 전망은 더 대담하다. 그는 최근 급등한 엔비디아 주가가 너무 높다며 이를 대체할 AI 수혜주로 테슬라를 꼽았다. 우드는 “2030년까지 8조~10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자율주행 시장에서 테슬라는 AI 혁신의 가장 확실한 수혜주”라고 분석했다.
ARK 인베스트먼트의 지난 4월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의 2027년 목표 주가는 2000달러이다. 향후 4년간 10배 상승을 점쳤다. 이 투자회사의 대표 상품인 ARK 이노베이션 ETF의 올해 들어 수익률은 31.6%, 1년 수익률은 -3.3%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