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말부터 신용대출 대환 금리 인하, 연말에는 주택담보대출로 확대
이달 말 출범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에 시중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까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참여 기관의 숫자가 불어난 만큼 중개수수료 인하 효과도 기대된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대환대출 플랫폼 인프라 구축을 마무리하고 신용대출을 거쳐 연말에는 주택담보대출까지 취급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환대출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이전의 대출금이나 연체금을 갚는 제도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환대출 플랫폼도 일종의 '대출 갈아타기'인데 온라인으로 금융사별 대출을 비교하고 금리가 낮은 상품으로 갈아타는 내용이 핵심이다. 대환대출 플랫폼이 출범하면 대면이나 별도 절차를 거쳐야 했던 기존 방식 대신 온라인상에서 원스톱으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지금까지 금융당국의 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 의사를 밝힌 기관은 19개 은행, 18개 저축은행, 7개 카드사를 포함해 총 53곳이다. 여기에 23개 비교대출 플랫폼도 참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제2금융권에선 이미 수수료율 구체화하는 등 대환대출 플랫폼 준비 태세에 들어섰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2일 네이버파이낸셜과 상생금융 실천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환대출 시행을 한 달여 앞두고 협약이 먼저 체결된 것이다. 협약 내용을 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자체 플랫폼에 입점하는 18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1~2%에 달하는 중개 수수료를 1% 미만으로 낮춘다. 저축은행은 낮아진 수수료만큼 대출 금리를 인하한다. 정확한 수수료율은 저축은행중앙회와의 논의를 거쳐 공개된다.
시중은행에서도 대환대출 서비스 예고가 나오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싱가포르 투자설명회(IR)'에 참석해 모바일 앱 '하나원큐'를 통한 빅테크 플랫폼과의 대환대출 연계 의사를 밝혔다.
하나금융그룹이 어떤 빅테크와 접촉하는지, 대환대출 수수료율은 어떤 수준으로 책정되는지 등 세부적인 내용은 논의 과정에 있다.
금융업권에선 벌써부터 대환대출 흥행을 점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환대출 플랫폼이 완성되면 몇 번의 클릭만으로 모든 절차를 끝낼 수 있고, 무엇보다 고금리 시대인 만큼 유리한 조건의 대출 상품을 찾는 차주가 많아졌다는 이유에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인터넷은행이 낮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하고 있어 갈아타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대환대출 플랫폼을 이용하려는 차주 자체가 많아 고객이 적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권에선 50여 개 금융사가 참여하는 만큼 수수료가 얼마나 내려갈지에 따라 수요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금리 최고점을 찍었을 때에 비해 지금은 어느 정도 내려간 상태"라며 "대환대출 출범 이후 금리가 어디까지 떨어지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