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 임대 조건
부동산업계에서는 스타벅스를 '최고의 건물관리인'이라고 칭한다. 요구가 깐깐하기는 해도 하나둘 들어주다 보면 어느새 건물이 말끔해진다는 것이다. 화장실만 깨끗해도 그 건물은 인상이 좋아진다. 여기에 건물 외벽을 정리해 스타버그 간판을 가리지 않을 것, 가로변을 정비해 외관이 말끔할 것, 외벽은 내외부에서 바라보기에 막힘없이 넉넉한 통장을 달 것 등등까지 사실 임대인이 스스로 하더라도 손해 볼 게 없는 것들이다.
- 당신의 건물은 더 오래 머물 준비가 돼 있나요? 화장실의 중요성
스타벅스 매장은 오래 머물 공간으로 꾸미는 게 핵심이다. 사실 매장 고객을 느리게 돌리는 것은 모험이다. 외식산업은 소비가 발생하는 시간대가 좁은 편이다. 그런데 소비를 일으킬 공간은 매장으로 제한돼 있다. 한정된 시간과 제한된 공간에서 매출을 최대한 올리는 게 외식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런데 스타벅스 매장을 떠올려보면 다르다. 매장에 너무 오래 머물렀다고 눈치를 본 적이 있던가? 이런 인식을 만들고자 스타벅스는 그토록 공을 들였다. 그래서 스타벅스는 늘 사람이 끊이질 않는다. 고객에게 안락함을 제공하고자 노력한 스타벅스의 시도는, 적어도 외식산업의 소비시간 핸디캡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래 머무르는 상황은 인식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 그럴 만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귀가 지겹지 않도록 직접 제작한 음악, 시선이 막힐 데 없는 통창형 외벽, 장시간 몸을 맡겨도 배기지 않는 가구, 이 모든 걸 묶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인테리어와 조명,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게 화장실이다.
단순히 생각해도 커피를 마시면 화장실 가는 일이 잦을 수밖에 없다. 카페인이 이뇨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스타벅스는 종종 계약에서 '화장실이 더러우면 월세를 지급하지 않는다'라는 조건을 건다고 한다. 단독 건물이든 상가 건물이든, 건물 관리는 임대인이나 상가관리(사무)소가 맡는다. 그런데 고객은 화장실이 더러우면 스타벅스 탓이라고 생각한다. 사실과는 다르다. 그래서 스타벅스는 화장실 관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약 사항에 추가하곤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