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 공사비 30% 올린 재건축 조합
코로나가 터지기 전만 해도 아파트의 평당 공사비는 500~600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에는 원자재 가격도 많이 오른 데에 더해서 인건비마저도 폭등하여 이제 평당 공사비가 800만원에 이르렀다. 이에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 사이에 분쟁도 급증하고 있다. 안 그래도 분양 물량이 줄어드는 데 분양을 한 이후에도 공사비 문제로 실제 착공 및 준공에 애로 사항이 많이 발생할 것 같다. 그렇다면 2~3년 뒤에는 공급 물량이 더 부족해지지 않을까?
"3.3㎡당 800만원 내겠다"… 공사비 30% 올린 재건축 조합
2차 시공사 모시기 적극 나서
총 공사비 956억원→1283억원
조합 "원자재값 폭등 상황 감안"

공사비를 단숨에 30%이상 끌어올려 시공사 모시기에 나선 재건축 조합이 등장했다. 건설사들이 원자재값 폭등으로 정비사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짙어지자 조합이 먼저 공사비를 파격적으로 올려 시공사 찾기에 나선 것이다.
7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광진구 중곡아파트 공공재건축 조합이 2차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공사비를 대폭 올렸다. 이 조합은 지난해 8월 1차 시공사 선정에 나섰지만 공사비 인상 등의 여파로 건설사들이 참여하지 않아 유찰된 바 있다. 중곡아파트 조합은 이번 입찰에서 가구수를 기존 331가구에서 345가구로 14가구 늘리는 대신 총 공사비를 956억원에서 1283억원으로 34% 올리는 초강수를 뒀다. 3.3㎡당 공사비 기준으로 650만원에서 150만원을 올린 800만원선이다.
통상 정비사업 조합들은 수 차례 유찰된 이후 공사비를 상향 조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조합은 한 차례 유찰만에 공사비를 대폭 끌어올렸다. 중곡아파트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이유도 있고, 현재 경제 여건을 감안해 공사비를 책정했다"고 말했다. 현장설명회는 오는 12일 예정이다.
인기 주거지역인 서울 양천구에서도 대규모 사업지가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사례가 나왔다. 1600여 가구를 짓는 신정 4구역 재건축 조합은 두 차례 입찰에 나섰으나 참여 시공사 미달로 유찰됐다. 이에 따라 최근 단독 입찰한 건설사(대우건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조합 측이 내건 공사비는 3.3㎡당 745만원이다.
앞서 영등포구 문래동 남성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 4월 진행한 다섯번째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공사비를 종전 3.3㎡당 525만원에서 719만원으로 올렸지만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공사비 인상 쇼크는 소규모 정비사업인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좁은 부지를 활용해 고층으로 짓다 보니 상대적으로 공사비 부담이 더 높다. 원자재값 급등으로 공사비가 3.3㎡당 10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시장 경색으로 자금조달도 쉽지 않다 보니 사업을 포기하고 있다.